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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생각이 나서 / 팔공산 가족 나들이 추석 연휴를 하루 남긴 주일 저녁. 밥을 먹는 자매한테 아빠가 슬며시 다가왔다. ​ "우리 내일 다 같이 경주 가서 카페 갈까?" ​ "응? 그래! 좋지~!" 월요일은 아빠의 직장 휴일이다. 보통 별일 없으면 엄마 아빠는 바람 쐬러 가까운 경주로 나들이 가신다. 그런데 보통날과 달리 두 분이서 휴일을 즐기지 않고 다 같이 나들이 가자고 하신 것이다. 응? 무슨 일이지? 싶은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가족이 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나와 자매는 즐겁게 오케이를 외쳤다~ 가자~~!!!!!ㅎㅎㅎㅎㅎㅎ ​ ​ ​ 월요일 아침. 경주에서 가까운 팔공산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아점으로 빵과 커피를 먹으러 출발~! 몇 년 만에 팔공산을 가는지~ 선선한 날씨도 좋은데 무엇보다 가족이 다 같이 .. 더보기
카페 나들이~! 엄마 아빠와 카페.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날이다. ​ 아주 드문 날이라 더 소중한 시간. 대부분의 나눔이 자식들 걱정이었지만~ 일일이 나의 열심을 증명하진 않지만 부지런히 그리고 걱정의 맘을 응원의 동력으로 삼으며 걸어가야겠다 맘을 정리한다.ㅎㅎㅎ ​ ​ 앞으로 우리 가족의 형태가 변할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더 사랑하고 즐거운 가족일 것이다. 즐겁게 기대함으로 나간다ㅎㅎㅎㅎ ​ 1년에 올까 말까 한 오늘! 사진으로 남겨둬야지!​ ​ 2022년 9월 추석 당일. 커피명가에서. 2022. 9. 10. 더보기
데리러 갈게 오늘은 엄마 아빠가 제주도 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시는 날이다. 저녁 비행기로 돌아오시기에 피곤할 엄마 아빠를 위해 공항으로 데리러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러나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 ​ ​ 첫 번째는 택시를 타겠다는 엄마의 마음을 이미 들은 것. 우리 집 자차가 아니라 '회사 차' 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내가 혼자 운전했다 사고가 나면 골치가 아파진다. 일전에 갑작스럽게 사고가 한 번 있었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러운 엄마의 맘이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제주도 여행 하루 전, 고구마 줄기 겉껍질을 함께 다듬으며 엄마에게 무심하게 데리러 갈게 하고 던졌다. ​ ​ "엄마, 내가 가는 길도 태워 드리고, 올 때도 데리러 갈게." ​ "갈 땐 다른 분이 태워준다.. 더보기
맛없는 복숭아잼의 부활 " 밥 먹자~~" ​ ​ ​ 얇은 후지와 전지로 만든 불고기 오늘의 점심 메뉴다.​ 지난 밤 7시에 저녁 만찬을 끝으로 첫 식사인 만큼 뭘 먹어도 맛있을 참이었다. ​ ​ "응? 뭐지, 불고기에 신 맛이 나네???" ​ ​ 보통 엄마의 불고기는 간장이 베이스로 된 불고기라(고추장 불고기는 정말 가끔이다) 짭쪼름한 맛이 나는데. 30년 평생 먹어온 엄마의 불고기에 '신맛'이란 갑작스런 이방인이 껴들어 있었다. ​ ​ "엄마가 불고기에 식초를 넣으셨나?" ​ ​ 매번 요리할 때마다 색다른 시도를 하는 엄마는 고정된 레시피가 없다. 같은 레시피라도 들어가는 양념의 양과 재료는 때마다 달라지는 케이스다. 이번엔 식초를 넣어 보는 새로운 시도를 하셨나 보다 생각하며 먹고 있는 중, 맞은편에 앉은 엄마의 눈망울이 .. 더보기
아빠의 행복 " 행복해 " ​ 갓 나온 피넛 쿠키를 건네받으며 영화를 보고 있던 아빠가 나를 보며 건넸다 행복하다고. ​ 토요일 오후 아빠는 자유롭다. 평일보다 일찍 일이 마무리되어 집안에서 누리는 자유 여름의 뜨거운 햇살에서 가을의 따뜻한 햇살을 느낄 수 있는 오후에 갓 나온 손바닥만 한 큼직한 뜨끈뜨끈한 피넛 쿠키를 건네받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꼭 보라고 추천할 만할 좋은 영화를 보는 것. ​ 아빠의 찐 행복. 아빠도 우리랑 똑같구나. 아빠도 그렇구나. ​ 2022. 8. 27. 더보기
아빠의 위로법 오늘 점심을 먹고 간단히 홈트를 한 세트 한 후에 베이킹을 시전했다. 늦은 밤에도 30도가 넘는 대구의 열대야는 가만히 있어도 힘이 나가기 마련인데 가만 보니 우리 집식구들이 더위에 조금 지친 듯 보였다. 앞으로 남은 더위를 잘 통과하기 위해 가족의 입맛 돋우기 프로젝트로 '레몬'을 이용한 과자를 만들기로 한 것. 레몬바를 굽기로 했다.(상큼한 레몬 필링, 바닥에는 바삭한 크러스트, 필링 위에는 소보로​ ​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소보로 굽고, 크러스트 굽고, 필링 만들고 설거지하고, 다른 쿠키 재료 계량하고 섞고 하던 중, 오븐에서 딱 알맞게 구워진 소보로와 크러스트를 1초 만에 쏟아 엎어버렸다. 장작 2시간 30분 동안 쉬지 않고 부지런히 만들었는데 때깔 좋게 잘 나온 과자를 오븐에서 빼낸 지 1.. 더보기
츤데레 엄마 "짝짝짝짝짝짝짝짝짝" ​ ​ ​ 설거지하는 중에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길에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저녁에 교회에 들렸다가 집으로 오는 엄마의 소리다. ​ "엄마, 왜 박수를 치면서 들어왔어?" "아니, 요새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자꾸 불쑥 불쑥 튀어나오잖아. 아휴 정말, 매일 있어. 얼마나 깜짝 놀라는지 몰라!" ​ ​ ​ ​ 저녁 9시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습도와 30도가 넘는 열대야. 선풍기를 틀고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밖에서 새끼 고양이들 울음소리가 들렸다. 자매가 다이소에서 고양이용 습식 사료를 사와 집 마당에 물이랑 사료를 두었다. "선풍기나 에어컨 틀고 있어도 더운데 이 새끼 고양이들은 얼마나 힘들꼬." ​ 다음 날, "마당에 고양이 사료 누가 줬어? 이제 주지 마. 얘네들이 매일 여기로 오잖아... 더보기
자기만의 시간 엄마 아빠와 대화가 줄었다. 이렇게 느낀 지 시간이 좀 됐는데 처음에는 "얘기하기 싫은가?" 싶었다. ​ 오늘 문득, 아빠의 큰 티비 소리에서 나를 지키려고 문을 닫고 들어가는 내 모습처럼 에어컨을 트니 내의만 걸쳐 추운 아빠도 에어컨 바람을 피해 문을 닫고 엄마방에 들어가는 것이고 사무실이란 분리된 개인 공간이 있는 아빠와 달리 분주한 집에서 조용히 성경을 읽고 싶은 엄마도 문을 닫을 수 있는 거지. ​ 가족의 어떠함과 관계없이 나에게도 오롯이 나를 돌아볼 나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듯 엄마 아빠도 자기를 돌볼 자기만의 방과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구나. ​ ​ 그랬구나. 그랬어.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야. ​ 그동안 나랑 얘기하기 싫나라고 생각돼서 서운함. 좁아진 마음. 그들의 사랑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