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식 간헐적 단식을 한 지 4개월이 되었다.
이렇게 오래 할 줄이야.
처음 2주는 무척 힘들었는데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갈수록 단식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갈수록 배고픔이 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결코 지금까지 못했다.
세끼도 먹어봤고, 오랫동안 두 끼를 먹어왔고, 최근 4개월간 한 끼를 먹어오면서 느낀 점은 '배고픔'은 다스릴 수 있어도 아예 없앨 수는 없다는 것.
몇 끼를 먹든지 간에 계속 유지되는 배부름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배고픔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밑 빠진 독에 계속 채우는 방법을 택할 것인지, 채웠다면 비우는 시간을 두기로 할 것인지 말이다.
1일 1식을 한 지 4개월이 됐어도 간간히 배고프고 이따금 크게 배고프다. 배고픔이 아예 없어진 것이 아니다. 다만 배고픈 때를 어떻게 넘길지 개인적인 경험과 노하우가 조금씩 늘었다. 오늘은 나만의 배고픔 넘기는 법을 나눠보고자 한다.

□ 물, 아메리카노(아이스/핫), 또는 차(허브차, 녹차, 홍차 모두) 마시기
: 물을 많이 마시거나 커피나 차를 마신다. 커피는 블랙커피, 혹은 한 두 숟갈의 크림을 곁들여도 좋다. 엄밀히 말하면 커피나 차를 마시는 행동은 단식을 깨는 행동이다. 내가 참고한《독소를 비우는 몸》,《잠시 먹기를 멈추면》,《비만코드》의 저자, 제이스펑의 설명에 따르면 블랙커피나 차, 사골육수를 마시는 것은 단식을 깰 만큼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배가 너무 고플 때는 커피나 차, 집에서 직접 끓인 육수(고기 육수나 야채 육수)를 마시며 넘겨보자.
□ 바쁘게 지내기
가만히 있으면 배고픔을 인식하는 시간이 될 뿐이다. 바쁘게 지낼 수 있는 시간대에 단식 시간을 정하면 배고픔을 인식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는 밀린 빨래를 개거나, 친한 사람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해볼 수도 있다. 동네를 한 바퀴 걷거나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등,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많다.
□ 일찍 자기
단식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첫 몇 주간은 배가 고파서 일찍 자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나 역시 단식 시도 첫 2주는 배가 고파서 잠을 못 잘 정도였다. 단식에 관한 책을 읽으니 성장호르몬의 수치가 높아진 영향이라고 한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단식 경험이 늘수록 배고픔의 강도도 줄어든다! 경험이 쌓여도 이따금 배가 심하게 고플 수 있는데. 이 때 먹방을 보거나 SNS 활동은 삼가자. SNS에는 수많은 음식 사진이 올라오며, 먹방으로 대리만족하며 배고픔을 달래려 하는 행동은 배고픔을 더 유발하고 다음 식사에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고픔에 기름을 부을 뿐이다. 일찍 자면 배고픔을 느끼는 시간이 줄어들고, 다음 날 맛있고 즐거운 식사시간을 빨리 맞이할 수 있다.
후기
나는 배고플 때마다 블랙커피를 마시며 배고픔을 넘긴다. 배고픔이 계속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넘어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능하다. 아예 안 먹고 버티거나 참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힘들다 느꼈다. 블랙커피가 단식에 허용될 수 있음에 아주 감사하다. 단식 덕분에 평소 마시지 않았던 블랙커피와 각종 허브티를 마시고 있는 요즘이다.
꼬수운 라테를 마시고 싶을 땐 간간이 한 번씩 먹어준다. 이건 되고, 저건 안되고를 너무 칼같이 지키려다 보면 오래 하기 어렵다는 것을, 부러지기 쉬울 나 자신임을 알기에. 그 대신 오늘 맛있게 라테를 즐겼다면 내일은 라테가 아니라 꼭 블랙커피를 마신다.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재밌고,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쁨이다.
오늘도 배고픔을 느끼고 있을 나와 당신. 배고픔의 파도를 못 넘기고 물 먹었어도 괜찮다. 다음번 파도에서 다시 도전하면 된다. 파도는 계속 오며, 물을 많이 먹었다는 것은 갈수록 파도를 더 잘 탈 가능성을 의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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