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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 식사빵

우리밀 참깨 육포 깜파뉴 (feat. 산아래 우리밀 밀가루)

 

참깨 육포 깜파뉴 사워도우빵

 
 우리밀로 만드는 사워도우빵. 이번 우리밀 깜빠뉴에는 참깨와 잘게 자른 육포를 넣었다. 우리밀 사워도우 깜빠뉴빵은 식사대용으로 먹기 참 좋은 빵이다. 식사대용 사워도우빵에 잘 어울리는 부재료가 뭘까? 반찬을 곁들이지 않고 빵만 먹어도 밥이 될 수 있는 사워도우빵으로 어떤 부재료를 곁들이면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생각했던 부재료로는 고소한 참깨와 짭짜름한 햄. 그렇게 반죽 재료를 준비하다 냉장고 속에서 고이 잠들어 있던 육포가 눈에 띄어 햄대신 육포로 노선을 변경했다. 육포는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터키산 제품이다. 아빠가 드시려 산 제품으로 육포에는 특유의 향이 진하게 난다.
 
 

부재료로 넣은 육포와 참깨

 
  부재료 총 양은 60g으로 잡았다. 참깨 30g,  잘게 자른 육포 30g. 사진은 2차 폴딩을 마치고 3차 폴딩을 하기 전 부재료를 뿌린 모습이다. 육포는 단단해 보이지만 손으로 자르기 적당히 좋은 무르기다.


육포와 참깨.

 
 
이번 깜빠뉴 반죽은 내게 새로운 실패와 도전, 그리고 배움의 기회를 전해주었다. 발단은 다른 때와 달리 무천 진 반죽이 나온 것에서 시작됐다. 1차 반죽이 끝난 반죽의 되기가 너무 질어 덧가루를 수차례 뿌림에도 불구하고 성형 작업이 불가할 정도였다. 그동안 최소한의 덧가루로 성형작업을 하고자 했다면 이번에는 최대한의 덧가루로 성형 작업을 해야 했다.

 

2차 저온 숙성을 마친 반죽은 일말의 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산지 위에 팬닝 하자마자 힘없어 주르륵 퍼졌다. 쿠프작업에서는 2차 난관이 시작되었다. 이전까지의 사워도우 반죽은 쿠프를 내고 잘린 단면들이 반듯하고 잘린 면도 모양이 단단히 유지되었다. 이번 반죽은 쿠프를 내자마자 전체 반죽은 양 옆으로 더욱더 축 쳐졌다. 또한 쿠프를 냈음에도 진득한 반죽은 비웃기라도 하듯 잘리지 않고 칼날에 진득이 붙은 채 쏠리며 서로 다시 붙었다. 지난번 우리밀 참깨 깜빠뉴 사워도우를 만들 때는 이러한 문제들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넣은 육포가 반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혹 너무 과발효까지 반죽시간을 오래 잡았나 의심을 해봤지만, 이전과 동일한 작업 환경, 일정한 작업 온도(24~25도), 동일한 물 온도, 동일한 1차 발효 및 2차 저온 숙성을 했기 때문에 과발효를 시킨 것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우리밀 참깨&육포 깜파뉴 사워도우는 전체적으로 부피감이 작게 나왔고 이에 따라 빵의 내상 또한 조밀하고 촘촘하다. 쿠프가 시원하게 벌어지지 못할 것은 예상한 일이었건만, 오랜 시간을 작업하고 기다려 만든 빵이 잘 크지 못하자 아쉽고 아쉬운 맘이다.
 
 
이번 사워도우빵을 만들면서 '육포는 부재료로 넣으면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반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라고 결론을 냈는데, 알고 보니 문제의 원인은 육포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원인은 예상하지 않았던 부분에 있었다. 문제는 육포가 아니라 '밀가루' 특성의 변화가 원인이었다!

 

밀가루에 의심을 갖게 된 것은 이번 망빵 이후 부재료를 넣지 않고 구운 우리밀 기본 깜빠뉴 사워도우 또한 똑같은 결과로 진득한 반죽과 망빵이 나왔기 때문이다. 선물을 하려고 부재료를 넣지 않은 기본 깜빠뉴 사워도우를 두 덩이 만들기로 했는데, 어떠한 부재료를 넣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진득한 되기에 성형작업이 어려운 반죽이 나왔기 때문이다. 작업 환경의 실내 온도, 재료 온도, 발효 시간들이 언제나 동일했고 부재료는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육포가 문제가 아니었다면 뭐지?" 갑자기 문득 밀가루에 의심이 꽂혔다. 일주일 전, 가장 최근에 구운 우리밀 참깨 깜빠뉴 사워도우빵을 이후 우리밀이 똑 떨어져서 나는 2023년 8월 구매 이후로부터 약 6개월 만에 우리밀을 새로 주문한 터였다. 그러고 나서 구운 첫 빵(참깨&육포 깜빠뉴)과 두 번째 빵(기본 깜빠뉴 두 덩어리) 반죽 모두가 곤죽처럼 진득진득하게 나온 것. 이전과 밀가루의 특성이 달라진 점이 원인이었다.
 
 

단단한 껍질

 

 

밀가루에 의심이 꽂히자 르방 리프레쉬를 하다가 느낀 사소한 차이점도 다시 생각났다. 평소보다 르방의 최고 피크 높이가 낮아진 반면, 발효시간은 당겨진 부분이었다. 아주 작은 변화에서 이미 밀가루의 달라진 특성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불러올 나비효과에 대해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나였다.

 

결과적으로 나온 최종 사워도우빵은 전체 크기가 작고 높이도 낮다. 빵의 껍질도 많이 두꺼운 모습이다. 이에 따라 빵의 기공도 작고 촘촘하다. 좋은 부분도 있다. 한 가지 좋았던 부분이 있다면 참깨와 육포가 들어가 굽는 내내 맛있는 빵의 냄새가 났다는 것.
 
 

사워도우 깜빠뉴 단면샷

 
두꺼운 빵껍질. 쿠프를 그음과 동시에 진득한 반죽은 서로 다시 붙어 나갔다. 수분이 나갈 문이 막혔으리라.. 

사워도우빵 내상

 
 
  이번 깜빠뉴 이후 만든 기본 깜빠뉴 사우도우빵은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쿠프를 긋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반죽이 너무 질었고 결국 반죽끼리 다시 들러붙어 공기 길이 열리지 나지 않았다. 빵이 전혀 크지 못해도 상관은 없었지만 맛과 향, 그리고 빵의 질감은 먹기가 어려운 정도였다. 구워져 나온 빵의 내상은 마치 전자레인지에 갓 데워 나온 떡처럼 손에 진득진득함을 남겼다. 가볍고 포실포실함이란 찾아보기 어려웠다. 향기 또한 좋지 못했다. 맘이 너무 속상했지만, 덕분에 망빵의 특징은 어떤 것인지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망빵의 기준이 있다면 잘된 빵을 알 수 있지 않겠는가? 
 
  밀가루를 새로 구입한다 해도 동일한 밀가루가 배달되어 올 확률은 무척 크기에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밀이 수확되는 시기는 대체적으로 정해져 있기에 다시 새로 밀가루를 구입한다 하더라도 새로 수확한 밀로 제분된 우리밀이 올 가능성은 현재로 없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인터넷 검색 엔진의 힘을 빌려 이후의 빵 반죽을 개선해 나가고자 했지만 해결 방법을 구하기 어려웠다. 고민하다가 원데이 클래스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께서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니 우리밀 밀가루는 그런 상황이 간간히 발생한다고 알려주셨다. 선생님께서도 매장을 운영하시면서 밀가루의 특성이 달라지는 일들이 있었고, 회사 측에 문의 전화를 해보았다고 한다. 문의 결과, 산아래 우리밀은 특정 재배지에서 수확된 밀로 일정하게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시기와 상황에 따라 여러 재배지에서 난 우리밀이 제분돼서 유통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밀가루의 특성들이 재배지마다, 수확 시기마다 달라지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주신 조언은 우리밀의 수확과 상품의 공정 특성상, 재배지와 밀의 특성이 일정하지 못함을 이해해야 하며, 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우리밀의 특성을 상황에 맞춰 파악해 빵의 공정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진득한 반죽이 나오고 있다면 이에 대해 두 가지 대처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한 가지는 반죽의 수분량을 줄이는 것, 다른 하나는 반죽의 발효시간을 줄이는 법이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수분량은 어느 정도로 줄여야 하는 걸까? 1%? 10%? 20%? 수분량이 아니라 반죽의 발효시간을 줄이고자 한다면 반죽이 어떤 상태일 때 발효를 마무리해야 되는 걸까? 이에 관련한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기준치가 없어서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었다. 정확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시도해 보면 좋을 기준선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반죽의 상태를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조언해 줄 수 없는 부분 외에 직접 내가 시도하며 알아나가는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내 마음의 막막함은 그대로였지만 진득한 반죽이 발생할 경우, 수분량을 줄여 보거나 발효 시간 줄여야 한다는 큰 방향을 알게 된 것만으로 참으로 감사했다.
 
  그동안 산아래 우리밀을 주문 시 3kg씩 주문했는데 이번에는 1kg으로 새로 주문해 다시 깜빠뉴를 만들어 봐야겠다. 수분량을 2% 줄여보기로 한다. 밀가루의 특성이 일정하지 않다면 이 기회에 다른 우리밀 브랜드로 옮길까? 란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산아래 우리밀 백강백밀을 다시 사용하기로 한 것은 이번 산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면 밀가루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망빵을 겪으며 앞으로 산아래 우리밀 밀가루는 8월~9월경의 여름밀을 구매해야겠다 느꼈다. 신기하게도 산아래 우리밀 구매이력을 살펴본 나는 이제까지 8월에 수확된 햇밀, 즉 여름밀만 구매해 왔었다. 겨울밀을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8~9월에 수확된 밀이 제빵성과 발효력이 겨울밀보다 낫다는 판단아래, 산아래 우리밀의 겨울밀 구매는 신중히 해야겠다. 8~9월 햇밀 때 밀가루를 조금 넉넉히 쟁여야겠다. 
 
 

우리밀 참깨 깜빠뉴 사워도우빵

 

우리밀 참깨 깜빠뉴 사워도우

우리밀 깜빠뉴에 볶은 참깨를 넣어 우리밀 참깨 깜빠뉴 사워도우를 구웠다. 참깨가 들어가서 빵을 구울 때 온 집안이 맛있는 고소한 냄새로 가득 채워졌다. 사워도우빵 특성상 약간의 신 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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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밀 깜빠뉴 사워도우빵

 

우리밀 깜빠뉴 사워도우 (백밀, 호밀, 통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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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 육포 참깨 깜빠뉴 사워도우
 
2024년 1월 19일
실내온도 24~25도
 
- 오토리즈: 30분
- 본반죽: 24도
- 폴딩: 1시간씩 3번 폴딩 (23도 - 22도 - 23도)
           3차 폴딩: 참깨 30g + 육포 30g 첨가
 
- 나머지 실온 1차 발효: 1시간 30분 (총 3시간)
                                      1차 발효 최종 온도: 22도
 
- 분할 및 둥글리기
- 중간 휴지: 30분
- 성형
- 2차 저온 발효: 1/18 AM 2:30 ~ 1/19 PM 10: 30 (총 20시간)
- 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