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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움과자

바나나 브레드 (유민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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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씩 파는 바나나를 사다 보면 먹는 속도에 비해 바나나가 빠르게 물러지는 상황이 한 번쯤 생긴다.
달콤하게 잘 익은 향을 내며 "지금이야!" 바나나가 소리 없이 외치고 있는 걸 알지만, 한 두 개 이상 먹기 어려운 바나나를 단번에 다 먹기는 어렵다. 적당하게 잘 익은 때를 넘겨 새까맣게 변해 물러진 바나나 앞에 서는 경우를 몇 번 겪다 보면, 바나나를 사고 싶어도 한송이를 집어드는 손길이 이내 멈칫 멈칫해진다.


"이번엔 무르기 전에 잘 먹을 거야!"
작은 결심(?)을 하고 샀지만 바나나의 미래가 예견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에게 오늘의 바나나 브레드를 추천한다. 많은 바나나 브레드를 시도했는데 이번 바나나 브레드가 가장 맛있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중, 알디마켓에서 아주 값싸게 파는 바나나 브레드를 종종 먹었다. 그땐 몰랐다. 그저 슈퍼 베이커리 코너에 흔하고 흔하게 파는 값싼 그 바나나 브레드의 맛이 그리워질 줄은!

한국에 돌아와 바나나 브레드의 향수가 일어 다양한 버전의 바나나 브레드를 구워봤다. 하지만 아쉽게도 좀처럼 그때의 바나나 브레드 맛을 찾지 못했다.

기대를 내려놓은 마음으로 구워서 그랬을까? 이번에 만든 바나나 브레드는 호주에서의 바나나 브레드를 떠올리는 맛이었다.

오일버전과 버터버전이 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 버터 버전이 맛있었다.

버터 225
황설탕 180
달걀 3개
바닐라익스트랙 5
바나나 큰 것 3개
박력분 240
시나몬파우더 3
베이킹파우더 10
베이킹소다 5
아몬드가루 4
버터밀크 80
사워크림 20
견과류 70 (나는 피칸을 사용했다)
초코칩 옵션



버터밀크가 없다면 우유 75g에 식초 5g을 섞어 5분간 둔 후 넣는다. 사워크림도 집에 없는 경우가 많다. 사워크림은 플레인 요거트로 대체 가능하다.

나는 사워크림도 플레인 요거트도  없어서 아예 빼고 만들었다. 배합을 줄여 만들던 터라 필요량이 매우 소량이었는 데다, 사실 요거트를 사러 나가기 귀찮았다. 빼고 만들었는데도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는 플레인 요거트를 사서 만들어 봐야겠다.



2/3 배합으로 정사각형 3 호팬에 구웠다. (파운드 틀이 없었다.)
견과류로는 피칸을 넣었다. 집에 소량 남은 다크커버춰 초콜릿 60g이 있어서 옵션으로 초코칩도 넣었다.

"초콜릿이 바나나 맛을 가릴 수 있진 않을까?"
하고 염려됐는데, 맛을 보니 걱정은 기우였다. 포인트는 충분히 잘 익은 바나나를 사용했을 경우!

초코칩이 없어도 괜찮다. 초코칩 안 넣고 구워도 정말 맛있는 반죽이다. 만약 집에 초코칩이 있는 날이라면 나는 언제나 넣는 쪽을 택할 것이다.

정사각형팬에 구운 바나나브레드


굽는 시간이 75분. 다른 빵에 비해 정말 길다. 하지만 기분 좋은 긴 기다림이었다. 왜냐하면 굽는 동안 달달한 바나나 냄새가 먹기도 전부터 기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여러 바나나 브레드를 구웠는데, 이번 바나나 브레드는 부모님도 맛있다는 평이 나왔다! 삼삼한 어른들 입맛으로는 조금 달달한 편이다. 우유나 커피랑 먹으면 딱 좋다. 앞으로 바나나브레드 레시피는 이것으로 정했다!

이제는 처치곤란 바나나가 생겨도 걱정이 안 된다. 되려 행복한 타이밍이다. 바나나 브레드 구울 때!
앞으로는 슈퍼에서 바나나 한송이를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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