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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일기

전복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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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전복죽
엄마표 전복죽

어제 자매가 일하고 들어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전복을 사 왔다.

질 좋은 전복으로 엄마는 전복죽을 한소끔 끓이셨다.

전복 내장을 넣어 초록 빛깔이 진하게 도는 엄마의 전복죽은 파노라마로 찍어낸 사진처럼 전복의 모든 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늘은 큼직하게 썰어진 전복이 아낌없이 들어있다. 제주에서도 전복죽을 먹어 봤고, 죽 전문 식당에서도 전복죽을 먹어 봤지만 전복죽은 엄마의 것을 따라낼 것이 없다.

"맛있다!"

매년 큰 명절이 되면 엄마는 웃어른들께 명절 선물로 전복을 돌리신다. 이번 추석도 어김없이 코스트코에 가셔서 질 좋은 전복을 구매하셨다.

명절 선물을 다 돌리신 다음 날 점심.

밥을 먹으면서 엄마는 다가오는 우리 생일에 생일 케이크 대신 전복죽을 해주면 어떻냐며 의견을 물으신다.

"명절 때 다른 집에는 가격이 많이 비싸도 좋은 전복을 선물하면서, 정작 우리 집을 위해서는 좋은 것이지만 비싸다며 한 번도 사본적이 없더라."

생일을 연유 삼아 이번에는 오롯이 우리 가족을 위한 전복을 구매하고 싶으셨던 것이다. 그냥 구매하셔도 되는데도 어떤 이유 없이 그냥 구매하기엔 비싼 가격이 부담이 되셨던지 엄마는 3주 뒤 우리 생일을 기념해 전복죽을 해주겠노라 하셨다. 그런 엄마의 말을 마음속에 잘 기억하고 밥을 먹었던 자매는 수중에 돈이 들어오자 망설임도 없이 전복을 사 왔다.

"우리 생일 축하를 위해도 말고. 엄마 아빠를 위해 전복을 살 수 있으면 했어. 우리 가족을 위해 사고 싶었어."

싱싱한 전복을 큼직하게 듬성듬성 썰어

전복 내장까지 모두 넣어 한 냄비 푹 끓인다.

가족을 위한 마음이 한 움큼 들어가

소금을 따로 치지 않아도 맛있는 전복죽이 나왔다.

오늘 전복죽은

정말 맛있었다.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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