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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일기

너희 생각이 나서 / 팔공산 가족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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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하루 남긴 주일 저녁.

밥을 먹는 자매한테 아빠가 슬며시 다가왔다.

"우리 내일 다 같이 경주 가서 카페 갈까?"

"응? 그래! 좋지~!"

 

 

월요일은 아빠의 직장 휴일이다. 

보통 별일 없으면 엄마 아빠는 바람 쐬러 가까운 경주로 나들이 가신다. 그런데 보통날과 달리 두 분이서 휴일을 즐기지 않고 다 같이 나들이 가자고 하신 것이다. 응? 무슨 일이지? 싶은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가족이 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나와 자매는 즐겁게 오케이를 외쳤다~

가자~~!!!!!ㅎㅎㅎㅎㅎㅎ

월요일 아침. 

경주에서 가까운 팔공산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아점으로 빵과 커피를 먹으러 출발~!

몇 년 만에 팔공산을 가는지~ 선선한 날씨도 좋은데 무엇보다 가족이 다 같이 떠나서 맘이 더욱 즐겁다!

신나 신나~~

 

팔공산 카페에서 나와 잠시 소화시키는 중
추석 마지막 연휴~ 가족과 팔공산 나들이

 

팔공산 카페에서 나와 잠시 걷고 있는 중
카페에서 나와 걷는 중

장소는 엄마 아빠가 지난번 팥빙수 드시려 우연히 들렸던 한 카페다. 정작 팥빙수는 맛있지 않았지만 가게가 환하고 분위기가 좋았고, 팥빙수 말고도 직접 구운 빵이나 음료를 먹을 수 있어 다시 한번 방문했다.

맛있는 빵과 음료를 시킨 후 궁금했던 마음을 참지 못하고 넌지시 물어봤다.

"엄마 아빠, 오늘 무슨 날이야? 월요일은 보통 엄마 아빠가 시간 보내잖아. 그런데 오늘은 왜 같이 나오자 한 거야?"

"응~ 지난주에 우리 제주도 여행 갔다 왔잖아. 다녀오고 보니 생각보다 여행경비가 좀 남았거든. 같이 못 간 너희 생각이 나서 남은 여행 경비로 맛있는 거 사주려고 한거야~"

 

'네 생각이 나서'

'너희 생각이 나서'

사랑해! 같은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사랑의 마음, 다정한 마음이 녹아든 말이 바로 '네 생각이 나서'가 아닐까?

많은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말이 바로 '네 생각이 나서'이다.

이 말을 가장 많이 해주는 존재는 엄마 아빠다.

이 말이 가슴에 와닿는 참 다정하고 따뜻한 말이라는 사실을 처음 느끼게 해준 것 역시 엄마 아빠다.

- (맛있는 거 먹고 나서) 우리 가족 생각이 나서 기회 되면 데리고 오고 싶었어.

- (좋은 곳을 방문한 후) 와봤는데 좋더라고. 가족들이랑 따로 다시 오고 싶었지.

- (매장에서 괜찮은 옷을 보고) 이거 보는데 잘 어울리겠다 생각이 나서. 너희 것 한 벌 골랐어.

'네 생각이 나서'가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다정한 말이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흔히 자주 접할 수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랑의 마음이 기반이 되어 있는 말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들을 수 없는 말이다. 다정한 표현이라고 내가 누구에게나 뿌릴 수 있는 말 역시 아니다. 그럼에도 이 말은 '사랑해'가 또 다르게 건네는 수줍은 사랑 표현이다. 

" 슈퍼 갔는데 엄마 아빠 좋아하는 과자가 있길래 샀어."

" 육개장 컵라면 먹고 싶다는 게 생각이 나서 사 왔어."

"(자매) 컴퓨터 받침대 사는데 불편해 보였던 엄마 생각이 나서 주문하는 김에 두 개 주문했어.

엄마 아빠한테 받으며 배운 사랑 표현 방식.

누구보다도 엄마아빠한테 많이 전해드리련다.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기에

사랑해의 또 다른 표현이기에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엄마 아빠한테 많이 드려야겠다~ㅎㅎㅎ

'문득 엄마아빠 생각이 나서~'

엄마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 할 말.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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