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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일기

츤데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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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짝짝짝짝짝짝"

설거지하는 중에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길에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저녁에 교회에 들렸다가 집으로 오는 엄마의 소리다.

"엄마, 왜 박수를 치면서 들어왔어?"

"아니, 요새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자꾸 불쑥 불쑥 튀어나오잖아. 아휴 정말, 매일 있어. 얼마나 깜짝 놀라는지 몰라!"


저녁 9시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습도와 30도가 넘는 열대야. 선풍기를 틀고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밖에서 새끼 고양이들 울음소리가 들렸다.

자매가 다이소에서 고양이용 습식 사료를 사와 집 마당에 물이랑 사료를 두었다.

"선풍기나 에어컨 틀고 있어도 더운데 이 새끼 고양이들은 얼마나 힘들꼬."

다음 날,

"마당에 고양이 사료 누가 줬어? 이제 주지 마. 얘네들이 매일 여기로 오잖아. 매일 깜짝깜짝 놀라!"

"잉, 알겠어요."

그래도 아직 새끼인데.... 36도가 넘는 이 대프리카에 어떡하지 걱정이 됐다.

그날 저녁.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어김없이 교회에 갔다 집으로 들어오는 엄마의 박수소리~ㅎㅎㅎㅎㅎ

"고양이들이 맨날 여기 있잖아! 아휴 불쑥 불쑥 튀어나올 때마다 얼마나 놀라는지 몰라!

그건 그렇고. 마당에 견과류 누가 놔놨니? 고양이들이 먹어도 되는 거야? 이건 사람이 먹는 거잖아. 아휴 목마를까 봐 마당에 매일 물은 놔주고 있긴 한데. 대체 뭘 줘야 하는지 모르겠네."

츤데레 엄마.

엄마는 불쑥 튀어나오는 새끼 고양이들에 놀라서 힘들다고 하면서 되려 엄마를 보고 새끼 고양이들이 깜짝 놀랄까 봐 '짝짝짝짝, 사람 지나갈 거다~' 미리 알려주고 있으셨다.

엄마는 오늘도 고양이는 싫다고 하셨다.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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