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의 시작: 의도치 않은 저지방 식사
자취를 하기 전, 가족과 다 함께 살 때는 거대 영양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꽤나 골고루 섭취했다. 한 영양소에 크게 치우치지 않은 식단이었다는 뜻. 엄마가 고기를 좋아하셨기 때문에 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2회 이상은 고기반찬을 먹었고, 주일 아침은 언제나 달걀말이를 먹었다.
소리 없이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혼자 자취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자취를 시작하면서부터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 간단히 씻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샐러드를 주로 만들어 먹었다.
비건은 아니지만,
NO 육류(저지방, 저단백질), 샐러드 주식(고탄수화물)
샐러드를 주식으로 먹기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불을 사용해 요리할 때 발생하는 냄새. 냄새 환기가 힘들었던 자취방 때문이다. 아주 간단하게 달걀 프라이를 할 때조차 나는 기름 냄새도 환기하기 어려웠던 자취방 주방 구조가 크게 작용했다.
자취를 시작한 곳에는 주방에 창문이 없었다. 불을 사용한 요리를 하게 될 때면 작은 자취방은 요리 냄새로 꽉 차게 됐다. 옷장 안에 걸어둔 옷은 물론이거니와 이불, 베개, 그 외의 모든 물건에 요리 냄새가 베기 시작한 것. 주방에 창문이 없더라도 환기가 가능한 창문을 열면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취방의 유일한 창문은 주방과 가장 멀리 위치한 베란다 쪽 창문이고, 자취방 가장 안쪽의 좁다란 주방에서 시작된 요리 냄새는 쉽게 환기되지 못했다.
그 결과, 불을 사용하지 않는 요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가족들과 다 함께 살 때는 매일 한 개씩은 만만하게 해먹은 달걀프라이조차 하지 않게 됐다.
야채를 씻어 칼로 썰기만 하면 되는 샐러드는 냄새도 안 나고 건강에도 좋았다. 자연스럽게 샐러드는 식사의 안방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
원래 야채를 좋아해서 고기가 딱히 아쉽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뭔가 고기가 당긴다 할 때는 가공식품을 이용했다. 베란다 쪽에 에어프라이기를 놓고(베란다에 창문이 있으니까) 만두를 구워 먹거나 냉동 돈가스를 데워 먹었다. 고기를 먹는 날이란 오로지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외식을 할 때가 전부였다.
의도치 않은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단. 몸과 정신 모두 망가진 이유.
고기는 물론이거니와, 해산물, 달걀 등도 거의 먹지 않았다. 집에서 프래이팬과 냄비는 봉인되어 싱크대 위로 나와보지 못했다. 대신에 불 없이 간편하게 차릴 수 있는 것. 그러면서 몸에도 좋은 샐러드가 밥의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당근라페, 로메인, 상추, 김치, 파프리카, 무순, 가지 양배추, 군만두, 냉동 돈가스, 땅콩, 아몬드, 견과류는 샐러드를 다채롭게 만들어 주었다.
신호가 터지다, 내 몸의 소리 없는 아우성
내 몸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비로소 듣게 된 것은 급작스럽게 체중이 불기 시작해서다. 샐러드 주식의 저지방 식단을 2년간 하면서 내 몸은 미세하지만 꾸준한 변화가 있었다. 아주 서서히, 그러나 점점 체중이 불기 시작했다는 것.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고기 안 먹고, 야채는 많이 먹는데. 살이 빠져야 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체중은 빠지지 않고 미세하지만 아주 천천히 꾸준히 늘고 있었다. 그러다 정점을 찍게 되는 상황이 닥쳤는데. 올 2025년 1월을 기점으로 1월에는 2kg, 2월에 2kg, 급기야 3월에는 3kg 체중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식사양이 많아졌냐고? 그렇지 않다. 활동량이 줄어들지 않았냐고? 늘면 늘었지 줄진 않았다. 하지만 체중계의 숫자는 매 달 기록을 경신하기 시작한다.
2년 동안 비슷한 식사 구성과 비슷한 양을 먹고 있는 나는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지방을 먹는 것도 아니거니와 건강에 좋다는 야채 위주의 식단이니 말이다. 참으로 의아한 상황이었다. 이런 내 맘을 모르는 체중계 바늘은 계속 올라가기 시작했다.
단 3개월 만에 급작스럽게 7kg가 증가했다. 내 식생활을 무조건 돌아보아야 했다. 매일 과식하거나 폭식을 해야 이렇게 찔 수 있을 것 같은데. 억울한 마음이 찾아왔다. 고기는 거의 먹지 않고 건강에 좋은 야채를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폭식이나 과식도 거의 없었던 나는 이 미스터리 한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돌아봐야 했다. 억울하다고 가만있다고 망가진 대사와 몸은 개선되지 않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상에 가장 큰 스트레스는 체중이 급작스럽게 증가하면서 모든 바지는 늘어난 허리둘레로 단추가 채워지지 않게 되었다는 것. 고무줄 바지만 입어야만 했음은 물론이다. 얼굴에 이중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침에 기상하면 부어있는 얼굴을 보게 됐다.
지금은 영양학 관련한 책을 읽으며 지방의 중요성을 알게 됐지만,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나는 알지 못했다. 건강한 식단이라 믿었던 저지방 저 콜레스테롤 식단의 배신을.
분명한 것은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서 나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저지방 2년 동안 신체적, 정신적으로 일어난 주요 변화는 이렇다.
< 저지방, 고탄수 (야채샐러드 주식) 식단을 2년 동안 하면서 생긴 신체적, 정신적 손해들 >
- 얼굴, 다리, 발 붓기
- 우울증
- 자존감, 자신감이 많이 하락
- 체중 증가 (자취와 함께 저지방, 샐러드 위주의 식사를 시작하면서 총 8kg 증가)
- 아침에 일어날 때 무거운 몸.
- 원활하지 않은 배변 활동 (변비)
- 배에 가스 참
- 복부팽만 및 불편감
- 생리 불순 (무월경)
- 불안 많아지고 기본적으로 다운된 기분
- 피부 건조
- 쉽게 깨지는 손발톱
- 체온 조절 어려움 (겨울에 심하게 추움)
- 예민함 증가
- 식사 후 배가 찼는데도 1~2시간 이후 공복감
- 허리둘레 증가
* 참고: 위의 변화는 저지방 고탄수 식단을 했을 때의 나의 개인적 변화다. 개인마다 느끼는 증상은 다를 수 있다.
야채와 닭가슴살보다 우리 몸이 진짜로 좋아하는 것
: 고지방 식단, 한 달 동안 시작하다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는 단순히 허리둘레만 키운 게 아니었다. 미미하지만 조금씩 있었던 다른 대사 기능에 적신호가 한꺼번에 터지기 시작했다. 몸의 변화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었고 우울증과 자신감 결여라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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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 수 없어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책을 찾아보다 [그레인 브레인]이란 책을 읽게 됐다. 그리고 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 내게 일어난 몸의 변화가 왜 시작됐는지 단서를 찾게 되었다. 우리 몸이 진짜로 좋아하는 것은 야채도 아니고, 콩도 아니고, 두유도 아니고, 닭가슴살도 아니란 것. 우리 몸이 정말로 원하고 좋아하는 것은 사실 지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지난 나의 2년 동안의 식사를 돌아보았다. 우리 몸이 가장 원하는 영양소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식단에는 필요한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이 가장 적었다.
그렇게 나는 샐러드 주식의 저지방 고탄수 식단을 버리고, 저탄수 고지방으로 식단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기간은 25년 4월 5일 ~5월 2일 (한 달)
과연 저탄수 고지방 식사를 하게 되면 체중이 빠질까? 고콜레스테롤 식단이 우울증 및 기분의 저하가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을까?
저탄수 고지방 식사 한 달 후기는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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