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 번, 오늘 우리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는 마법

 

피카 번. 정아앤키티

피카 Fika

스웨덴어로 '차마시는 시간'이라고 한다.

바쁘게 일하다가도 피카를 위해 하던 일을 잠시 멈추는 스웨덴 사람들.
이것이 스웨덴 사람들의 행복의 비밀일까?
우리나라와 달리 행복 지수가 크게 높은 스웨덴 사람들의 행복의 비결이.

키티의 말처럼 든 사람이 피카 번을 먹는다면 세상은 훨씬 나은 곳이 된다면,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만들기로 했다!

 

 

 

시나몬 버터로 만든 피카 번.
은하수 그레이즈를 발랐다.

레시피엔 없는 노른자 칠.
굽기 전에 노랗게 샤워를 시켜줬다.

오가그레인 우리밀 강력분으로 만든 피카 번은 크게 부풀지 않았다.
카다멈 번 모양을 하려면 30x20cm 직사각형 크기보다 더 크게 밀어 펴야 하겠다.

해외 수입밀은 반죽이 잘 늘어나지만,
우리밀은 그만한 신장성이 없다. 어느 정도 늘어나다 이내 끊겨 버린다.
이 사실을 몰랐던 나의 첫 번째 피카 번은 보기 좋게 실패!
그러나 첫번째 망한 덕분에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수입밀이 아니라 우리밀로 만들려면,
새로운 춤을 춰야 한다는 것!
길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길게 늘이지 않아도 되는 모양으로
새로운 춤을 추기로!

발효기가 없을 때는 오븐이 발효실이 되고.

초등학교 이후로 따본 적 없는 머리대신
빵머리를 예쁘게 땋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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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따지 못해도 괜찮아.

웁스! 싶을 정도로 많이 들어가는 시나몬 가루에
불안해지는 마음.

"계피 가루가 이렇게 많이 들어간다고? 좀 빼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내 한 큰 술 푹! 떠 반죽에 시나몬 가루를 넣는다.
불안한 이유임과 동시에
설레고 기대되는 이유라면.
오늘부터 나는 후자를 선택하고 싶어!

맞아, 뭐 어떤가?
완벽한 빵을 만들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달리
나는 완벽한 빵을 척척 만들 순 없다는 걸 인정하자.
첫 번째부터 어떻게 완벽한 빵이 나올까? 대단해!
박수를 쳐주고, 내 빵도 사랑스럽게 봐야지?
완벽한 빵이 나오면 좋지만
내 목표는 빵과 즐거운 춤을 추는 것인걸!

혹 이마가 찌푸려 질 정도로 못 먹을 맛이 나오면
훌라춤을 추자!
담에 시나몬가루 양을 좀 줄여야 한다는
작은 성공을 배워가면서.

나를 위한 피카 번.
불안했던 나의 세상이 나아지는 마법의 시간.

가족에게 전달한 피카 번.



키티, 네 말이 맞네!
가족과 이웃과 동료와 친구들 그리고
모든 사람과 피카 번을 먹는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훨씬 나은 곳이 될 텐데.


마음이 불안으로 밤을 지우게 된다면
이제는 조금 덜 불안할 수 있다.
우리에겐 이제 피카 번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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